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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단편소설 분석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작품분석

by 버버니아 2023.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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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도서 : <아무도 아닌>, 황정은, 문학동네

소설의 시작과 끝

1. 플롯 분석

 1) 나는 오래전에 제희와 헤어졌다. 제희는 누나가 많아서 여성성을 내면화한 듯했고, 그런 제희와는 친한 남매 같았다. 

 2) 제희네 식구들의 사연 - 아버지는 폐암 치료중, 어머니가 계모임원에게 사기를 당해 자식들에게까지 빚을 빚을 물려줌(나는 그것이 자식들 입장에서는 부도덕한 일이라고 생각함)

 3) 제희 아버지가 퇴원한 날 누나들이 아버지와 포옹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집에는 없는 광경이라고 생각한다.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질투가 날 정도로 끈끈한 가족애였다.  

 4) 제희 아버지의 수술 후 관리로 제희 어머니는 지쳐갔고, 아버지의 제안으로 처음으로 소풍을 가게 됨. 제희가 함께 가자고 해서 나도 따라나섬.

 5) 수목원 나들이는 고난의 연속이었고(찌는 듯한 더위, 무거운 카트 짐, 제희의 발목 부상, 두 어른의 실랑이) 거기에 더해 맹금류 축사 아래에서 밥을 먹게 되면서 나는 울상이 됨.    

 6) 수목원 나들이가 있고 이 년쯤 지나 제희와 헤어졌고, 지금은 다른 사람과 살고 있다. 제희보다 키가 크고 얼굴이 검고 손가락이 굵은 사람으로 그에게는 누나나 형이나 동생이 없다. 그의 부모님은 두 시간 거리의 소도시에 살 고 있고, 두세 달에 한 번쯤 그와 함께 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돌아온다.   

 

2. 구성상의 특이점

- 초반 1/3(8쪽)까지는 제희네와 관련된 과거 서술로만 이루어짐

- 아마도 제희와 헤어지게 되는데 영향을 미쳤던 결정적인 어느 하루에 대한 장면이 10쪽가량 차지

- 기타 과거 서술 3쪽

- 에필로그 2쪽

 

3. 장점

- 제희네 가족과 갔던 수목원 피크닉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어 깊은 인상을 준다. 

 

4. 기억에 남는 문장

 - 내가 제희네를 수차례 들락거리면서 동경하고 부러워하고 어떤 밤에는 눈물이 날 정도로 질투했던 것이 바로 그런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건 어쩌면 내가 그들로부터 나눠 받을 수 있게 될지도 몰랐던 어떤 것이었다.(71쪽)

 - 어째서 제희가 아닌가. 그럴 땐 버려졌다는 생각에 외로워진다. 제희와 제희네. 무뚝뚝해 보이고 다소간 지쳤지만, 상냥한 사람들에게(87쪽)

- 그건 얼마나 이상한 광경이었을까. 이상한 장소에 자리를 펼치고 밥을 먹고 있는 노부부와 그들 곁에서 울적하게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젊은 남자, 그리고 그들을 등지고 앉은 여자.(85)

- 모두를 당혹스럽고 서글프게 만든 것은 내가 아니라고 말이다.(88)

 

5. 창작 노트 훔쳐보기

- 우리는 왜 헤어졌고, 왜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가

-  누구에게도 악의는 없으나 서로를 질리게 만들 수밖에 없는 그런 관계를 그려보자  

- #가족이된다는것  #어느날의피크닉 #내옆에있는사람이왜너니   

 

6. 의문

- '나'의 마음이 결정적으로 돌아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식사 장면에서의 태도로 보아서는 제희네 가족(부모님)의 '몰상식함'에 질린 느낌이다. 하지만 제희 아버지를 설명할 때는 '작고 인자한 노인'이라고 표현했다. 제희네 누나들은 아버지를 '교장이 되었어야 할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제희 어머니의 삶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듯해 보였다.(전쟁 통에 동생이 불타 죽는 것도 모르던 사람, 젊은 시절에는 햅번 스타일로 멋지게 꾸밀 줄 알던 사람, 이제는 오십견으로 고통받고 관절염으로 다리를 저는 노부인) 그리고 제희에 대해서도 딱히 불만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중간에 껴서 고통받고 있는 존재처럼 묘사했다.(복숭아뼈 부상) 그러나 결국 그 가족들과 등지고 식사한 건 자기 자신이다. 그녀는 '버려졌다는 생각에 외로워진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 '나'가 제희를 버리고 선택한 '그'의 특성에서 알 수 있는, 주인공에게 결핍된 것은 무엇인가? 

외양 묘사 부분을 통해 그는 제희보다는 '남성적'인 특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얼굴이 검고 손가락이 굵은. 그리고 가족 관계가 그리 끈끈해 보이지는 않는다. 외동에다가 부모님과 왕래도 빈번하지 않다. 결국 그녀는 자기 가정의 분위기와 비슷한 남자를 선택했다고 봐야 할까? 그렇다면 그 남자는 그녀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일까? 

87쪽의 설명을 보면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는 내게 친절하고 나도 그에게 친절하다. 그러나 어느 엉뚱한 순간, 예컨대 텔레비전을 보다가 어떤 장면에서 그가 웃고 내가 웃지 않을 때, 어째서 이 사람인가를 골똘히 생각한다.'

 

결국 마음에 구멍이 뚫린 사람은 그 어느 누구로도 채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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